요즘 수도권의 한낮 기온이 37도까지 치솟고, 서울 전역에는 올해 첫 폭염경보가 발령되고 있다.
이런 폭염의 날씨에 편의점 앞에 무심하게 생수 더미를 쌓아 놓고 먼지와 매연 등에 노출된 채 판매하고 있다.
보기에도 불쾌한 이 장면이 사실은 우리 생수의 위생과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이라는 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먹는샘물 시장은 3조1700억원 규모다. 영업중인 국내 생수 제조업체는 54개사로 일일 취수량은 5만8902톤에 달한다.
이 뿐만이 아니라 먹는샘물을 수입하는 회사도 106개사에 달한다. 수입국도 북한, 러시아, 중국, 미국, 핀란드, 일본, 부탄 등 세계 각국을 망라한다. 먹는샘물을 유통하는 곳이 11개사에 이를 정도다.
생수는 이제 생활 필수품처럼 일상적인 소비재가 됐다. 그런데 이 거대한 시장의 위생실태는 놀랍도록 허술하고 참담하다.
필자가 최근 북·도봉·강북구 등 서울동북지역 편의점과 소매점 40여곳을 무작위 조사한 결과, 37.1%의 점포가 생수를 매장 외부에 직사광선, 고온, 미세먼지와 비에 그대로 노출된 공간에 쌓아놓고 판매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보관 방식이 법적으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먹는샘물 등의 기준과 규격(제3조)을 보면 '가급적 차고 어두운 곳에 보관'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강제조항이 아닌 임의규정이다. 지키지 않아도 처벌할 수 없고, 단속의 근거도 없다. 소비자는 자신이 마시는 생수가 어떤 환경에서 보관됐는지 전혀 알 수 없다.
생수 유통기한은 원칙적으로 6개월이지만, 대부분의 제품은 과학적 검증을 통해 8개월에서 최대 1년, 2년까지 연장하고 있다.
연장의 조건은 적절한 보관 환경을 전제로 한다. 고온, 직사광선, 비와 먼지속에 방치된 상태에서 생수가 유통된다면 그 기간은 단축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감추고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제도적으로 감시하거나 통제할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페트병 생수가 고온·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면 비환경 본드를 사용한 가구에서 방출되는 폼알데하이드, 아세트알데하이드, 안티몬 등의 유해물질이 실제로 용출된다는 사실은 수차례 정부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여름철 30일간의 실험에서 일부 생수에서 발암 가능 물질이 기준치에 근접해 검출된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런 위험이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되거나 경고되는 일은 거의 없다. 현행 시스템은 오직 출고시점의 품질만 검사할 뿐, 어떤 보관 상태를 거쳐 우리 식탁에 도달했는지는 완전히 방치돼 있다.
■ 페트병 생수 직사광선 유해물질 방출 시험 결과 (국립환경과학원)
| 유해물질 | 발생 조건 | 주요 영향 |
| 폼알데하이드 | 50℃ 고온, 직사광선 노출 15~30일 |
발암성, 내분비계 교란 우려 |
| 아세트알데하이드 | 45℃ 이상 고온 | 생수 악취 유발, 간독성 |
| 안티몬 | 고온 장시간 노출 시 | 상온 대비 최대 8배 증가, 장기 노출 시 중독 가능성 |
소비자는 이런 생수를 아무런 경고없이 사서 마신다. 어떤 브랜드에서, 어떤 편의점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조차 알 수 없다.
제품명도, 유통업체명도 공개되지 않는다. 문제는 물이 아니다. 지켜지지 않는 규정, 책임지지 않는 시스템, 알 권리를 박탈당한 소비자, 바로 그것이 진짜 문제다.
국민식수는 장식품이 아니다. 냉장고 속 음료는 시원함을 팔지만, 생수는 신뢰를 팔아야 한다.
지금 생수는 품질이 아니라 습관으로 팔리고 있다. 먹는샘물의 보관 규정을 강제화하고, 유통·보관상태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 문제 발생시 위반 브랜드와 유통사를 공개해야 한다.
당연한 조치들이 왜 아직도 시행되지 않고 있는가. 국민이 믿고 마실 수 있는 물을 위해 지금 당장 제도가 움직여야 한다.
이 글은 https://www.safetime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691
[박순장 칼럼] 햇볕 아래 생수더미, 발암물질을 파는 나라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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