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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독도입니다" - 23년 전 독도로 본적을 옮긴 이유

"혹시 본적이 '독도'로 되어 있는 호적등본을 보신 적 있나요?"제 호적등본(현, 가족관등록부)을 떼어보면 본적지(등록기준지)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되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인 2002년 6월 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전적 신고를 마쳤고, 그해 6월 18일 울릉읍장은 제 본적을 독도로 편제했습니다. 당시에는 온라인 행정 시스템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아 팩스로 호적등본을 발급받아야 했던 기억이 선합니다. 왜 24년 전, 독도로 향했는가제가 본적을 옮긴 2002년은 독도 문제가 지금처럼 전국민적인 뜨거운 이슈가 되기 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시마네현이 2005년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하기 훨씬 전부터 일본의 영유권 억지 주장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당시 학계와 시민사회에서..

[에세이] 겨울 한낮의 멈춰진 시간, 동묘 벼룩시장에서 길을 잃다

겨울 햇살이 낮게 내려앉은 오후, 나는 종로의 낡은 골목 끝에 서 있었다. 그곳은 1980년대 어느 지점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곳, 바로 동묘 벼룩시장이다. 화려한 빌딩 숲 사이를 지나 이곳에 발을 들이는 순간, 공기의 온도와 소음의 결이 달라짐을 느낀다. 마치 거대한 타임머신을 타고 낯선 과거의 한복판으로 툭 떨어진 기분이다. 누군가의 계절이 쌓여있는 언덕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나를 반기는 것은 산더미처럼 쌓인 옷가지들이다. 사진 속 풍경처럼 사람들은 허리를 숙여 그 '기억의 더미' 속을 헤집는다. 단돈 몇 천 원에 누군가의 한 계절을 통째로 살 수 있는 곳. 손끝을 스치는 거친 코트의 질감과 빛바랜 소매깃에는 이전 주인이 보냈을 겨울의 시린 바람과 어느 따뜻했던 저녁의 온기가 여전히 배어 있는 것만 ..

쿠팡의 3,370만 고객정보 유출은 경영진이 자초한 참사이며, 예견된 인재(人災)였다.

쿠팡 3,370만 고객정보 유출, 경영진이 자초한 참사이며, 예견된 인재(人災) -폭증하는 매출에도 보안 투자 후퇴, 정보보호 인력 축소로 드러난 경영진 책임- 박순장쿠팡의 3,370만 계정의 개인정보 대규모 유출 사태는 단순한 보안 실패가 아니다. 기업의 무책임과 구조적 방치가 초래한 명백한 인재(人災)이며, 플랫폼 산업 전반이 얼마나 허술한 기초 위에 올라서 있었는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쿠팡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정작 사과보다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은 붕괴된 내부통제 시스템과 지속적인 투자 축소다. 이번 사건은 한 직원의 일탈로 덮을 수 있는 ‘우연’이 아니라, 이미 수년 전부터 예고된 ‘필연’이었다. 쿠팡은 2021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고객 수와 매출을 자랑해 왔다. 활성 고객 수는 1,800..

카테고리 없음 2025.12.02

'AI 가짜 의사가 활개 치는 디지털 야만 시대, 관리 감독 기관은 어디에 있는가

-AI 딥페이크의 습격 : 가짜 교수·약사들이 건강식품 사기판을 주도하다-박순장(칼럼니스트, 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와 달리, 현재 대한민국의 온라인 공간은 'AI 기만 광고'라는 이름의 디지털 사기판으로 전락한 실정이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포털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디지털 휴먼(가상 인플루언서) 또는 AI 가짜 의사'들이 활개를 치는 양상이며, 이들은 마치 진짜 사람인 것처럼 전문직 행세를 하며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일반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 신고는 걷잡을 수 없이 폭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태 수습의 책임을 지닌 관련 관리..

불타버린 디지털 심장, 드러난 국가 안보의 치명적 구멍

불타버린 디지털 심장, 드러난 국가 안보의 치명적 구멍-데이터센터 하나 무너지면 국가 기능이 멈춘다는 사실 증명- -강동석 전 국정자원 원장 3시간 이내 복구 공언, 허언 책임져야- 박순장(칼럼니스트, 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에서 발생한 화재(배터리 384개 전소)는 단순한 시설 사고가 아니다. 이는 국가 기능의 마비를 예고했고, 결국 현실화시킨 **예고된 인재(人災)**였다. 정부가 수차례의 경고를 무시하고 안이한 관리로 일관한 결과, 대한민국의 '디지털 정부' 신뢰는 한순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이 심각한 사태를 초래한 관리 책임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든 같은 재앙을 반복할 것이다. 이번 화재로 총 647개의 정부 업무 시스템이 가동..

풀잎으로 다시 서다 - 예기치 못한 교훈-

풀잎으로 다시 서다 - 예기치 못한 교훈- 박순장 갑작스러운 사고가 모든 것을 멈춰 세운 세상,살을 에는 듯한 육체의 고통과희미해진 삶의 희망.그 절망의 병상에 홀로 누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막이 걷히듯, 세상이 투명하게 보였습니다.이슬처럼 선명하게 그림자 없이 드러나는오래도록 따뜻한 빛 아래 가려져 있던사람들의 인성, 그 차가운 민낯. 순수하다 믿었던 수많은 관계들은나의 깊은 고통과 어려움 앞에서혹여 자신들의 안온함이 깨질까 두려워애써 시선을 거두고 등을 돌립니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서글퍼지니, 참모습이 보입니다.제가 마냥 착하고 곱게 피어 있으리라 믿었던 세상이얼마나 덧없는 착각이었는지,이 짧은 몇 주간의 상실이 가슴 저미게 가르칩니다. 이제 이 고독한 터널을 벗어나면인간관계의 허상들..

기아 EV5, 소비자를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

기아 EV5, 소비자를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박순장(칼럼니스트, 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기아 EV5.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중국의 CATL. 국산 브랜드라더니, 결국 중국산으로 소비자를 이익 위한 도구로?오는 9월 출시 예정인 기아 EV5를 둘러싼 논란이 심상치 않다. 준중형 전기 SUV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던 이 차량이 소비자들에게 던진 것은 기대가 아닌 배신감이다. 중국 CATL의 NCM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차량 가격은 오히려 인상을 예고하는 기아의 행태는 '소비자 기만'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계산기도 못 쓰는 기아, 아니면 소비자를 바보로 아는 기아?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30~40% 저렴한 중국산으로 교체했다면,..

물 타고 돈 버는 소주 회사들, 도수 낮추면 가격도 낮춰라

물 타고 돈 버는 소주 회사들, 도수 낮추면 가격도 낮춰라박순장 / 소비자정책 전문가 점점 물이 많아지는 소주, 그런데 가격은 왜 그대로일까?대한민국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술, 소주. 그런데 최근 우리가 마시는 소주에 점점 더 많은 물이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어? 예전보다 잘 안 취하네?" 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착각이 아니다.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가 현재 16도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업체들은 "부드러운 맛"과 "건강을 위한 저도주 트렌드"라고 설명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를 우롱하는 치밀한 수익 전략이 숨어 있다. 도수는 내리고, 가격은 그대로? 이상하지 않나?가장 큰 문제는 도수가 내려간 만큼 가격이 내려간 적이 단 한 ..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 숨은 벽 능선을 거쳐 백운대를 다녀오다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산길에서여름이 떠나는 것을 아쉬워하는 매미들의 슬픈 울음소리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리고, 가을의 전령 잠자리떼들의 소식을 받으며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의 숨은벽능선을 거쳐 백운대를 다녀왔다. 산행 코스 및 일정교통편: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 2번 출구 → 양주 37번 버스 → 고양시 덕양구 효자2통 버스정류장 하차 산행 일정:오전 8시 16분: 밤골통제소, 국사당에서 등반 시작숨은벽능선을 거쳐 백운대 정상 도달우이동 도선사 방향으로 하산오후 1시 28분: 우이경전철역 도착, 144번 버스로 귀가 서울 근교 최고의 뷰, 숨은 벽 능선서울 주변의 많은 산들 중 가장..

폭염 속 백운대 산행 – 진짜 뜨거움을 맛보다

폭염 속 백운대 산행 – 진짜 뜨거움을 맛보다 올해 들어 가장 뜨거운 날, 나는 무모하게도 북한산 백운대에 다녀왔습니다. 서울 기온 35.2도, 체감온도는 무려 37.2도. 이미 아침부터 숨이 턱 막히는 날씨였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날일수록 더 도전하고 싶어지는 게 산의 유혹인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북한산우이역에서 시작해 진달래능선을 지나 대동문, 용암문, 백운봉암문, 백운대를 찍고 도선사를 거쳐 다시 우이역으로 돌아오는 10.2km 구간에 도전했습니다.진달래능선까지는 그래도 선선한 나무 그늘에 의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동문을 지나 용암문, 위문을 거쳐 백운대에 가까워질수록 열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특히 백운봉암문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600m의 암릉 구간은 그야말로 '지옥의 통로'였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