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작은 목소리

기아 EV5, 소비자를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

봄날 순동이 2025. 8. 12. 17:53

기아 EV5, 소비자를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

박순장(칼럼니스트, 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사무처장)

 

기아 EV5.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중국의 CATL.

 

 

국산 브랜드라더니, 결국 중국산으로 소비자를 이익 위한 도구로?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기아 EV5를 둘러싼 논란이 심상치 않다. 준중형 전기 SUV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던 이 차량이 소비자들에게 던진 것은 기대가 아닌 배신감이다. 중국 CATLNCM 배터리를 탑재하면서도 차량 가격은 오히려 인상을 예고하는 기아의 행태는 '소비자 기만'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계산기도 못 쓰는 기아, 아니면 소비자를 바보로 아는 기아?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전기차 가격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를 30~40% 저렴한 중국산으로 교체했다면, 차량 가격은 당연히 그만큼 내려가야 한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계산이다. 그런데 기아는 정반대로 가격을 올렸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기아가 중국산 저가 부품으로 원가를 절감한 모든 이익을 고스란히 자신들의 주머니에 넣고, 소비자에게는 더 비싼 값을 요구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 저렴한 부품을 쓰고도 더 비싼 돈을 받겠다니, 이런 뻔뻔함이 또 어디 있을까?

 

소비자는 이중고를 당하고 있다. 국산 배터리보다 기술에서나 품질, 신뢰성에서 뒤떨어질 수 있는 중국산 배터리를 감수해야 하면서도, 그 대가로 할인 혜택은커녕 오히려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장사가 어디 있는가? 기아는 소비자를 호구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국산 브랜드"라는 간판 내려라

그동안 현대기아는 "국산 브랜드"라는 간판으로 소비자들의 애정과 신뢰를 받아왔다. 국산차를 사는 것이 애국이라며, 수입차보다 조금 부족해도 이해해달라며 소비자들의 관용을 구걸해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핵심 부품을 중국산으로 바꿔 끼우고도 더 비싸게 팔겠다고?

 

국산 브랜드라는 것이 이런 뜻이었나? 국내에서 조립만 하면 국산이고, 핵심 부품은 중국에서 가져와도 상관없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차라리 솔직하게 "중국 부품으로 만든 한국 조립차"라고 광고하라. 소비자를 속이지 말고.

 

현대기아가 진정으로 국산 브랜드라고 자부한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함께 성장하는 길을 택해야 했다. 그것이 국산 브랜드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다. 하지만 이들이 선택한 것은 눈앞의 이익뿐이었다.

 

 

한국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팔아넘긴 기아

기아의 이번 결정이 단순히 한 차종의 문제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다. EV5처럼 대량 판매가 예상되는 차종에 중국산 배터리가 들어가면, 이는 국내 배터리 산업 전체에 치명타가 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규모의 경제를 잃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 SK, 삼성SDI 같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배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들이 무너지면 함께 일하던 소재·부품·장비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는다. 결국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우리나라가 그토록 공들여 키워온 2차전지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

 

기아는 당장의 마진 몇 푼을 위해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의 미래를 중국에 팔아넘기고 있다. 이것이 국산 기업이 할 일인가? 이런 기업에게 국산 브랜드라는 이름을 붙여줄 자격이 있는가?

 

정부는 뭘 하고 있나?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도 의심스럽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맏형 격인 현대기아가 이런 식으로 국내 산업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데, 정부는 손 놓고 구경만 하고 있는 것인가?

 

배터리는 전기차 시대의 핵심 기술이다. 이 분야에서 주도권을 잃으면 전기차 산업 전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배터리 산업을 단순한 수출 품목이 아니라 미래 자동차 산업의 플랫폼 코어로 인식하고, 국산 배터리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각형셀·셀투팩·셀투바디 같은 차세대 기술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소비자여, 깨어나라!

이제 소비자들도 각성해야 할 때다. 기아가 중국산 저가 부품으로 원가를 절감하면서도 더 비싼 값을 요구하는 EV5를 과연 사야 할 이유가 있는가?

 

국산 브랜드라는 이름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이용하면서도, 정작 핵심 부품은 중국산을 쓰고 가격은 더 올리는 기업을 언제까지 용인할 것인가? 이런 기업의 차를 사는 것이 애국인가, 아니면 우리 스스로를 우롱하는 일인가?

 

소비자들의 현명한 선택만이 기업을 변화시킬 수 있다. 기아가 진정으로 소비자와 국내 산업을 생각한다면, EV5의 가격 정책과 배터리 선택을 즉시 재검토해야 한다.

 

만약 기아가 이런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 진정으로 소비자를 존중하고 국내 산업 생태계를 생각하는 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심지어 수입차라도 최소한 소비자를 속이지는 않지 않는가.

 

기아여, 마지막 기회다

국내 자동차 독과점 기업인 현대기아가 추구하는 것이 정말 지속가능한 성장인가, 아니면 국내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눈앞의 이익뿐인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산 저가 부품으로 덤핑을 일삼는 기업이 과연 얼마나 오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소비자의 신뢰는 한 번 잃으면 되찾기 어렵다. 국내 산업 생태계도 한 번 무너지면 재건이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이 기아가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

 

진정한 국산 브랜드로 거듭나고 싶다면, 소비자를 우롱하는 가격 정책을 중단하고,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 상생하는 길을 택하라. 그것이 기아 자신을 위해서도, 대한민국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도, 그리고 무엇보다 소비자를 위해서도 옳은 길이다.

더 이상 소비자를 우롱하지 마라. 우리는 생각보다 똑똑하고,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다. --

 

 

[박순장 칼럼] 기아 EV5, 소비자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 - 세이프타임즈

 

[박순장 칼럼] 기아 EV5, 소비자 우롱하는 배신의 전기차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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